2024 SDF 영 디자이너 전시 작품
06 검은 강
슬픔과 기쁨의 융합
검은 강
모든 컬러가 섞인 그 곳은
너와 내가 다르지 않고
그와 그녀가 다르지 않다
이것과 저것이 다르지 않다
그저 섞여서 조화를 이룬다
굳이 굳이
구분지어 따질 필요가 없다
슬픔과 기쁨은 양 극단에 있는 감정처럼 보이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는 당연한 감정이자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는 다양한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느끼는 이런 다양한 감정 처럼 세상에는 다양한 신념, 문화, 종교와 취향 같은 게 있잖아요. 이런 것들이 모두 융합되면 어떨까란 상상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검은 색의 강이되어 흐를 것 같았어요.
이 작품이 부다에서 가장 많이 변화된 형태일 수 있습니다. 이마에는 부처의 점 대신 십자가까지 들어갔어요. 십자가 표시는 의도적이기도 하지만 전시를 순서대로 본 관람객이라면 '그저 의미없는 기호일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실 수도 있고요. 종교로 받아들여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작품으로 말하고 싶은 것이 다양한 신념과 취향과 문화를 받아들였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든 형상이기 때문이예요.
얼굴을 갈라서 안을 보여준 것은 어떤 신념, 취향, 성별과 문화의 사람들이라도 '우리는 모두 사람으로, 지구상의 생명체로 같다'라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어요. 모두 같다는 것, 모든 것들이 다 섞였을 때 검정색이 되고 그것들은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고 계속 흐를 것이라는 것. 내 것만을 아무리 주장하고 우겨봐도 이 다양성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 그것을 받아들였을 때 나의 마음은 검은 강처럼 고요해지고 평화로워질 수 있다고 얘기하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