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SDF 영 디자이너 전시 작품


05 Ego

이상과 현실의 공존에 대하여


모두들 실제로는 처음 본다면서

내 뿔을 보며 멋지다고 하더라.

그렇긴 하지.

근데 마음만 먹으면 다들 가질 수 있는 건데.

내가 방법을 알려줘도 망설이기만 하더라고. 

맞아. 상처가 벌어져서 좀 아플 순 있어. 

그래도 이게 꽤 근사하다니깐.

난 추천!


 이마에 난 뿔은 유니콘의 뿔처럼 근사해 보입니다. 완벽한 뿔을 가졌다고 다들 부러워하죠. 어떻게 하면 가질 수 있냐고 물어보기도해요. 그때 이런 대답을 해주죠. 다들 가질 수 있다고. 갖기로 마음만 먹는다면 가질 수 있다고요. 근데 다들 그 답변은 너무 이상적이라고 말하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요. 그것을 가진 사람에겐 지극히 현실인데 말이예요.

 누군가는 현실과 이상이 동떨어진 개념인 것 처럼 말하지만 내가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공존할 수 있는 개념이라고 생각해요. 뭐, 멋진 뿔이 어느 날 저절로 생기진 않겠죠. 그걸 갖기 위한 과정, 그 과정의 힘듦과 부족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까지 다 받아들여야 얻을 수 있는 것인 거죠. 그리고 그 뿔이 누군가에겐 이상적인 것이지만 나의 기준에는 그걸 얻는 과정에서 피어난 기괴한 꽃, 웃는 얼굴을 가진 꼬물거리는 생명체가 더 가치있는 것일 수도 있고요. 많은 사람들이 유니콘의 근사한 뿔을 원하겠지만 나에겐 다른 것이 더 소중할 수도 있잖아요.

 남들에게 그럴듯해 보이는 가치만을 기준점으로 삼지 말고 나만의 가치에 대한 기준을 세우는 것이 나에 대한 위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상대방의 기준을 받아들이고 그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것 또한 상대에 대한 리스펙이고 그가 힘들때 전하는 위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