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SDF 영 디자이너 전시 작품


03 Ego

부러진 뿔과 긍정의 에너지에 대하여


나에겐 뿔이 두 개 있었어.

그런데 하나를 잃었지.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해.

잘린 그 뿔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나오거든.

진작 없앨걸 그랬어.

이제라도 알게 돼서 다행이야.

정말.


 사람은 누구나 단점이 있잖아요. 장점도 있듯이. 내가 생각하는 단점 혹은 남들이 말하는 단점, 그로 인해 생기는 자격지심의 감정들. 이것들을 이겨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은 다 다른 것 뿐인데 그것을 어떤 특정한 잣대를 들이밀어 단점이라고 바라보는 시선들 때문에 내가 고통스럽다면 그런 것들은 무시하고 그저 나 스스로가 되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작품명이 '부러진 뿔과 긍정의 에너지에 대하여'예요. 사회가 정의한 이상향이 대칭 되는 두개의 뿔이라면 나는 그와 달리 하나가 잘린 뿔을 가졌다고 생각해봤어요. 잘린 뿔은 다시 자라나지 않죠. 그렇다면 그걸 감추지 않고 오히려 당당히 드러냈을 때 거기에서 더 큰 긍정의 에너지가 발현된다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실제로 인센스를 태웠을 때 온전한 뿔보다 잘린 뿔에서 연기가 더 크고 멋지게 피어오른답니다.